[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태안 옹도는 항아리가 누운채 반쯤 잠긴 모습이라서 항아리 옹(甕)를 붙였다.
2022년 여름엔 별칭 이나 부제 하나 달아도 되겠다. 누운 항아리가 잠긴 모습은 흡사 고래를 닮았기에, 요즘 세계 대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좋아하는 고래의 섬이라 잠시 칭한다고 허물이 될까.
▶조바이든 바위도 있는 태안 앞바다= 이 옹도 지점 부터 가우도, 마도, 신진도에 이르는 바닷길은 매섭다.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이 센 관장목이 있는 곳이고, 이른바 ‘보물선’이라 불리는 고려,조선의 무역선, 세곡선이 많이 침몰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관장목으로 이어진 뱃길 주변엔 보초 같은 사자바위도 있고, 한미동맹의 굳건한 파트너 미국 대통령인 조바이든 바위도 있다. 아울러 우영우의 고래섬, 옹도 등대가 이들과 함께 우리배, 외국배의 안전 항해를 지켜준다.
국내 최고 품질의 육쪽마늘 생산지 가의도 옆, 2022년형 우영우 고래 섬, 옹도는 115년 된 등대를 가운데에 두고 동백 터널과 야외조각품이 어우러진 예술섬으로 변모했다.
실제 과거에도 옹도 등대가 고래의 날숨 물줄기 같다고 해서 고래섬이라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기도 했다.
선착장부터 예술적 건축의 쉼터가 있고, 오르막 데크길을 지나면 장승과 조각품, 옹기 반쪽 두 개로 만든 포토포인트가 있다. 물가자미 조형물, 마도 보물선 안내표지도 있는 전망대를 겸한다. 주변엔 200년가량 된 동백나무 군락이 밀집해 있다.
짧지만 운치있는 동백 터널을 지나면 산꼭대기이고, 섬 모양을 닮은 큰 항아리가 보초처럼 선, 등대구역에 이른다. '은혜 갚은 고래'의 전설이 담긴 조형물 등 볼거리가 곳곳에 있다.
▶‘2022년 여름엔 고래섬’ 옹도 등대서 격렬비열도 관측= 등대문화교육장을 지나 2층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서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멀리 서해끝 격렬비열도가 육안으로도 관측된다. 옹도 등대는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등대 15곳 중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고개를 돌려 동남북에는 가의도, 목개도, 병풍도와 ‘새들의 해방구’로 불리는 궁시도, 난도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올라온 길의 반대편(서쪽)에는 해변 기암괴석으로 가는 나무데크길 놓여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육지와 닿은 신진항으로 가는 동쪽 바닷길목에는 죽도, 부엌도, 목개도, 정족도 등도 반긴다.
옹도에서 서쪽 내파수도, 격렬비열도쪽으로 나가면 험한 바닷길을 피해가는 무역선, 유조선들이 보이고, 무역선이라는 ‘센 놈’을 만나 한번 이겨보겠다고 쫓아가다가 돌아나오는 갈매기들의 자존심 건 단체비행도 눈에 띈다.
고래섬, 옹도는 피서, 인문학, 서해랑길목의 낭만, 우영우에 대한 우정 모두를 챙기는 여행지가 될 것 같다.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가야하니, 출발일은 금요일이 좋겠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옹도와 서산 머드맥스 삼길포항 등 5곳을 충청 서해랑길 등대여행 추천지로 선정했다.
해수청이 붙인 여행명칭은 ▷'태안 신비의 섬' 옹도 등대,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 보령 무창포항 방파제 등대, ▷'물 위의 수산시장' 서산 삼길포항 방파제 등대, ▷'달빛 축제의 향연' 보령 대천항 방파제 등대, ▷'서해안 일몰이 아름다운' 홍성 남당항 방파제 등대이다.
가로림만 일대는 백령도 다음으로 물범이 많이 나오고, 벌천포해수욕장의 낭만이 있으며, 몽유도원도의 안견기념관도 보유한 곳이다.
‘머드맥스’ 지역을 구경하다 삼길포항에 가서 청정 수산물을 맛있게 흡입한 뒤, ‘희망을 기약하는 삼길포 등불’로 등대구경 가면 되겠다.
▶대천항, 무창포항, 남당항= 대천항의 빨간 등대는 푸른 바다와 함께 낭만적인 풍경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등대 가는 길에 '달빛 등대로'가 조성돼 밤마다 등대 불빛과 함께 달빛, 별빛, 경관 조명이 어우러지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등대 인근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오는 15일까지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머드 축제가 열린다.
홍성 12경 중 하나인 남당항에 자리 잡은 하얀 등대는 반짝이는 은빛 수면과 붉게 물든 석양이 아름다운 낙조 명소다.
남당항은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치유의 섬 죽도,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천수만, 서쪽의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속동전망대가 있어 가족과 함께 일몰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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